우리는 어디에선가 살고 있다. 어떤 나라에, 그 나라의 어떤 도시에, 그 도시의 어떤 구역에, 그 구역의 어떤 거리에, 그 거리의 어떤 건물에, 그 건물의 어떤 집에.Georges Perec | 김호영 옮김
《공간의 종류들》
Lichens are places where an organism unravels into an ecosystem and where an ecosystem congeals into an organism. They flicker between ‘wholes’ and ‘collections of parts’. Shuttling between the two perspectives is a confusing experience. The word ‘individual’ comes from the Latin, meaning un-dividable. Is the whole lichen the individual? Or are its constituent members, the parts, the individuals? Is this even the right question to ask? Lichens are a product less of their parts than of the exchanges between those parts. Lichens are stabilised networks of relationships; they never stop lichenising; they are verbs as well as nouns.Merlin Sheldrake
《Entangled Life》
To start with Josef Albers, much like Walter Gropius when he first arrived in London, was anxiously aware that he spoke very little English. But when a student asked him what his aim was at Black Mountain College he was able to reply, ‘To open eyes.’ The multidisciplinary approach, with teachers drawn from many different areas of expertise, attracted him. It was what he had become attuned to at the Bauhaus.Fiona MacCarthy
《Walter Gropius: Visionary Founder of the Bauhaus》
Cage noted in 1970, in his interview in Filliou’s book, that “within five years after you get a Ph.D. from a given American University in a particular field, all the things you learned in the course of your education are no longer of any use to you.” Facts never stop accumulating. He continues: “One will become skeptical about what the function of education is, and ultimately, what one will have to do is to give each individual, from childhood, a variety of experiences in which his mind is put to use, not as a memorizer of a transmitted body of information, but rather as a person who is in dialogue A, with himself and B, with others as though they were him too.” On the topic of “the brushing of information against other information,” Cage states that “very often a third thing, or even a larger number of things occur in your mind. Your mind invents, or creates, so to speak, from this brushing, and it is going to be there that we need to be if we are going to be learning something that we did not yet know.”
Filliou, in response, imagines within all educational institutions an interdisciplinary institute that he elsewhere calls an Institute of Permanent Creation. This is not merely a mixed-media program, multiplying the existing categories and eventually leading to further stagnation. Rather, Filliou proposes a “pioneer world that should be in the hands of artists” where teachers and students as well as media hierarchies are erased and “anybody might make suggestions about what kind of things might be investigated or looked at.”Hannah Higgins
《Fluxus Experience》
Cultures are programmes for activities, not for firms.Ivan Illich
《The Right to Useful Unemployment》
Man kennt eine Gegend erst, wenn man sie in möglichst vielen Dimensionen erfahren hat. Auf einen Platz muß man von allen vier Himmelsrichtungen her getreten sein, um ihn inne zu haben, ja auch nach allen diesen Richtungen ihn verlassen haben. Sonst springt er einem drei, vier Mal ganz unvermutet in den Weg, ehe man gefaßt ist, auf ihn zu stoßen. Ein Stadium weiter und man sucht ihn auf, benutzt ihn als Orientierung. So auch die Häuser. Was in ihnen steckt, erfährt man erst, wenn man an anderen entlang sich bis zu einem ganz bestimmten durchzufinden sucht. Aus den Torbogen, an den Rahmen der Haustür springt in verschieden großen, schwarzen, blauen, gelben und roten Buchstaben, als Pfeil als Bild von Stiefeln oder frischgebügelter Wäsche, als ausgetretene Stufe oder als solider Treppenabsatz ein stumm in sich verbissenes, streitendes Leben an. Man muß auch in der Tram die Straßen durchfahren haben, um aufzufangen, wie sich dieser Kampf durch die Etagen fortsetzt um dann endlich auf Dächern in sein entscheidendes Stadium zu treten.Walter Benjamin
《Moskauer Tagebuch》
만남을 통한 다양한 증식, 문제와 개념의 직관에 있어 비방법적 엄격함은, 이번엔 들뢰즈의 철학이 성장하고 나름의 정합성을 얻는 방식에 의해서도 드러난다. 성장은 선형이 아니다. (초기, 중기, 후기의 국면을 갖는) “발전적” 성장도 아니다. 또한 그것은 들뢰즈가 푸코에게서 발견했던 그런 종류의 연이은 위기들에 의해 진행하지도 않는다(푸코한테 “작업의 논리”는 그것이 겪은 위기들 안에 있다). 비트겐슈타인이나 하이데거 같은 커다란 극적 전환점도 없다. 이들에게는 하나의 철학 스타일이 다른 스타일에 대한 선호 때문에 포기된다. 게다가 들뢰즈가 니체 철학의 단계들에서 발견한 결백을 향한 여행 같은 것도 없다. 들뢰즈의 철학은 성장함에 따라 더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의 내적 관계 안에서뿐만 아니라 그것의 함축과 범위 안에서 더 복잡하고 다양해진다. 그의 철학은 개념과 문제의 연속 변주에 의해 진행하며, 앞 지점으로 부단히 되돌아가 새 계열에 삽입되며, 뿌리에서 뻗어 가거나 토대에서 건설되기보다 오히려 리좀처럼 펼쳐진다.John Rajchman | 김재인 옮김
《들뢰즈, 연결의 철학》
Structuring and identifying the environment is a vital ability among all mobile animals. Many kinds of cues are used: the visual sensations of color, shape, motion, or polarization of light, as well as other senses such as smell, sound, touch, kinesthesia, sense of gravity, and perhaps of electric or magnetic fields. These techniques of orientation, from the polar flight of a tern to the path-finding of a limpet over the micro-topography of a rock, are described and their importance underscored in an extensive literature. Psychologists have also studied this ability in man, although rather sketchily or under limited laboratory conditions. Despite a few remaining puzzles, it now seems unlikely that there is any mystic “instinct” of way-finding. Rather there is a consistent use and organization of definite sensory cues from the external environment. This organization is fundamental to the efficiency and to the very survival of free-moving life.Kevin Lynch
《The Image of The City》
편집은 ‘자르고 붙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열심히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고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두루 살펴보는 일’이고 ‘진하기도 하고 엷기도 하며,’ ‘번갈아 교대되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松岡正剛 | 박광순 옮김
《지의 편집》
C’est ainsi que le maître ignorant peut instruire le savant comme l’ignorant : en vérifiant qu’il cherche continûment. Qui cherche trouve toujours. Il ne trouve pas nécessairement ce qu’il cherche, moins encore ce qu’il faut trouver. Mais il trouve quelque chose de nouveau à rapporter à la chose qu’il connaît déjà. L’essentiel est cette vigilance continue, cette attention qui ne se relâche jamais sans que s’installe la déraison - où le savant excelle comme l’ignorant. Maître est celui qui maintient le chercheur dans sa route, celle où il est seul à chercher et ne cesse de le faire.Jacques Rancière
《Le maître ignorant》
I once heard about a botanist in Hawaii with a knack for finding new species by getting lost in the jungle, by going beyond what he knew and how he knew, by letting experience be larger than his knowledge, by choosing reality rather than the plan.Rebecca Solnit
《Men Explain Things to Me》
도시에서는 길을 헤매도 그다지 큰일은 아니다. 하지만 숲속에서 길을 잃듯이 도시에서 길을 잃으려면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거리 이름이 마른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는 소리처럼 도시를 헤매는 이에게 말을 걸어주어야 하며, 도심의 작은 거리들은 산골짜기의 계곡처럼 분명하게 하루의 시간을 비추어주어야 한다. 나는 늦게서야 이러한 기술을 터득했다. 그것이 내 학교 노트의 압지에 최초의 흔적을 미로처럼 남겨놓은 꿈을 이루어주었다.Walter Benjamin | 조형준 옮김
《베를린의 어린시절》
내성적이고 사양하는 듯한 릴케도, 이 마음을 펴게 하는 도시 파리에서는 가장 마음을 활짝 열어 놓은 인상을 주었다. 여기서는 그의 작품과 이름이 아직 알려져 있지 않았고, 그는 무명시인일 때 항상 어느 때보다 더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파리에서 그의 두 개의 다른 셋방을 찾아갔다. 두 개 다 검소하고 겉을 꾸며 놓은 데가 없었다. 그러나 곧 그의 지배적인 심미 감각에 의해 독특한 아취와 조용함을 띠고 있었다. 그가 자기 집처럼 아늑하게 지낼 수 있기 위해서는 소란스러운 이웃 사람이 있는 큰 셋집이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불편하더라도 오래된 집이라야 했다. 그리고 어디에 있든지 간에 질서정연하게 하는 감각에 의해, 그 장소를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었으며 그의 존재와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다. 그의 주위에는 물건이 몇 가지뿐이었지만, 꽃은 언제나 꽃병 아니면 화분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아마 여성들이 선물한 것일 것이고, 아마 그 자신이 애정을 담아 갖고 온 것일 것이다. 책은 벽에서 빛나고 있었다. 책들은 훌륭하게 장정되어 있지 않으면 종이로 정성 들여 커버를 씌웠다. 그는 책을 말하지 않는 짐승들처럼 사랑했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는 연필과 펜이 똑바로 놓여 있었고, 아무 것도 쓰지 않은 깨끗한 종이 다발은 정연하게 직사각형으로 쌓아 올려져 있었다. 그가 하는 모든 여행에 갖고 다닌다고 생각되는 러시아의 성화상과 가톨릭의 십자가가 일하는 방에 일종의 아련한 종교적인 성격을 띠게 하고 있었다. 물론 그의 종교성은 어떤 일정한 교리에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 하나하나에서 그것들이 주의 깊게 선택된 것이며 애정을 쏟아 보관된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그가 알지 못하는 책을 빌려 주면, 흠하나 없이 엷은 종이로 싸서 선물처럼 색깔 있는 리본으로 묶어 그 책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었다. 그가 나에게 귀중한 선물로 『사랑과 죽음의 노래』의 원고를 나의 방으로 가지고 왔을 때의 광경을 나는 오른날에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그것을 묶었던 리본을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멋진 것은 파리에서 릴케와 함께 산책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깨어난 눈으로 그것들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사소한 것도 주의 깊게 바라보았고, 간판에 쓰인 회사의 이름까지도 리드미컬한 울림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면 기꺼이 소리내어 입 밖에 내보았다. 이 파리라는 도시를 가장 구석진 곳과 깊숙한 곳까지 알아낸다는 것이 그의 정열이었으며, 내가 그에게서 인정한 거의 유일한 정열이었다.Stefan Zweig | 곽복록 옮김
《어제의 세계》
Etre sensible aux signes, considérer le monde comme chose à déchiffrer, c’est sans doute un don. Mais ce don risquerait de rester enfoui en nous-mêmes si nous ne faisions pas les rencontres nécessaires ; et ces rencontres resteraient sans effet si nous n’arrivions pas à vaincre certaines croyances toutes faites. La première de nos croyances, c’est d’attribuer à l’objet les signes dont il est porteur.Gilles Deleuze
《Proust et les signes》
이 둘을 가르는 빗금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게 묻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 내가 분류하기 전에 생각하는지 묻는 것인가, 생각하기 전에 분류하는지 묻는 것인가? 분류하려 할 때 나는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가?Geroges Perec | 이충훈 옮김
《생각하기/분류하기》
관찰은 관찰 대상뿐만 아니라 관찰자 자신도 제대로 알게 해 주는 힘이 있어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정확히 알게 해 주지요. 게다가 관찰과 호기심은 끝없이 순환해요. 관찰하니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니 더 관찰하는 식이지요. 결과적으로 관찰은 통찰력과 생각하는 힘을 키워 줍니다. 또한 관찰은 스스로 관찰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관찰하니 알게 되고, 알게 되니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기니 더 관찰하게 됩니다. 그러다 관심이 애정으로까지 이르면 그 이후로는 관찰 과정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며, 그 정도에 이르면 새로운 무엇도 발견하게 됩니다.김성호 《관찰한다는 것》
The artist is a collector of things imaginary or real. He accumulates things with the same enthusiasm that a little boy stuffs his pockets. The scrap heap and the museum are embraced with equal curiosity. He takes snapshots, makes notes, records impressions on tablecloths or newspapaers, on backs of envelopes or matchbooks. Why one thing and not another is part of the mystery, but he is omnivorous. Wildly heterogeneous as his inspirational treasures appear, curiosity is the common denominator and the pleasure of discovery and important by-product. The artist takes note of that which jolts him into visual awareness. Without the harvest of visual experience he would be unable to cope with the plethora of problems, mundane or otherwise, that confronts him in his daily work.Paul Rand
《Paul Rand: A Designer’s Art》
꽃꿀을 벌집 안에 모아만 놓는다고 벌꿀이 되는 건 아니에요. 꽃에서 따 온 물같이 맑은 꽃꿀을 일벌이 삼키고 토하기를 되풀이하는 동안 꿀벌 몸속에서 나온 다양한 효소가 섞이고 물기는 날아가서 달고 영양가 풍부한 벌꿀이 되는 거예요.김은정 《사소한 꿀벌책》
배움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머릿속에 불량한 지식과 정보가 가득해 더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상태입니다. 무지란 바로 그 상태를 말합니다. 제가 아니라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역으로 말하자면 ‘지적’이라는 것은 마른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계속 새로운 지(앎)에 대한 갈망이 솟아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동적이고 다이내믹한 프로세스입니다. ‘좀 더 알고 싶다, 좀 더 배우고 싶다’와 같은 의욕이 생기는 거죠. 내 ‘지’의 틀을 쇄신하고 싶고, 하나의 시점안에 갇히고 싶지 않고, 좀 다른 틀에서 세계를 보고 싶은 그런 자기 쇄신을 ‘지’라고 말합니다.
용기가 있어서 그 안에 이런저런 지식과 정보와 기능을 담는 것이 ‘배우는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전혀 다릅니다. ‘배우는 것’은 용기 자체의 형상과 용적과 기능이 변화하는 겁니다. 여기에 ‘넣을 것’ (용기)이 있어서 그 안에 이것저것 콘텐츠를 채우는 것이 아닌거죠. 새로운 입력이 있을 때마다 용기 자체가 다른 것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 배움입니다. “사흘 만에 만났는데 괄목상대했다.” 배우는 사람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되는 그런 과정인 거죠. 배움으로써 사흘 전과는 얼굴도 달라지고 말하는 어휘도 달라지고 목소리 결도 달라지고, 전부 바뀝니다. 즉 배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겁니다. 학교 교육은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지원하는 일이죠.內田樹 | 박동섭 옮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그래서 도시를 조각조각 분해하고, 그 재료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옮기고 뒤바꾸면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다시 건설했다.Italo Calvino | 이현경 옮김
《보이지 않는 도시들》
창호와 모든 종류의 피복재들이 대량 생산됨으로써 시공은 이제 조립 과정(assembly)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오늘날 건물의 독특한 특성은 기성 제작과 반복 생산의 산물들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부여되는데, 반복 생산의 논리는 특정 기후와 장소에 맞는 조율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건축 디자인 역시 산업화 생산의 맥락에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디자인은 공장의 논리를 단순히 대지로 확장시키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프로젝트의 특수성을 위해 대량생산 체제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다. 이러한 양극단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현대의 기술에 종속되지도 않고, 또한 외면하지도 않는 건축 개념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 개념의 출발은 공장이나 제작소에서 ‘기성 생산’ 된 요소들을 디자인과 시공 과정에서 ‘재생산’, 즉 조정하여 적용한다는 자세로부터 시작된다.David Leatherbarrow, Mohsen Mostafavi | 송하엽, 최원준 옮김
《표면으로 읽는 건축》
여러분은 예전에 도서관이란 존재한 적이 없었던 듯이 도서관을 설계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교실에 대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교실이 어떻게 더러워지는지, 교실 전체가 얼마나 열정에 가득 차 있는지 여러분은 알 수 있겠지요. 조용한 열정 그리고 격렬한 열정, 어느 것이라도 좋습니다. 교실은 열정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실은 정말 깨끗해야 한다면 참지 못할 일입니다. 사실 교실이 정돈되어 있으면, 여러분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은 정말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교실이란 아름답게 치장한 방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바쳐진 방이며 빛을 받는 방이자 그 안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방입니다.Louis I. Kahn | 김광현, 봉일범 옮김
《루이스 칸의 잊혀질 수 없는 건축 강의》
적절한 행동을 아는 것과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조언을 제공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투자나 법률, 의료 서비스 분야가 특히 그렇다.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가 가장 적절한 조언인데도 ‘뭔가를 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직업적 인센티브가 작동한 결과다. 때로 이는 도덕성이 결여된 행동이지만 어떤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비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조언을 제공하는 전문가는 고객에게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들은 도움이 되는 존재로 보이고 싶어서 복잡한 솔루션을 제공하지만, 때로 그것은 불필요하고 또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Morgan Housel
《불변의 법칙》
Men as well as children have need of play, that is to say, of periods of activity having no purpose beyond present enjoyment. But if play is to serve its purpose, it must be possible to find pleasure and interest in matters not connected with work. The amusements of modern urban populations tend more and more to be passive and collective, and to consist of inactive observation of the skilled activities of others. Undoubtedly such amusements are much better than none, but they are not as good as would be those of a population which had, through education, a wider range of interlligent interests not connected with work.Bertrand Russell
《In Praise of Idleness》
온 세상의 빵이란 빵을 다 먹어 본 빵도둑은 그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빵을 떠올려 보았어요. 몇 날 며칠을 궁리한 끝에, 깜짝 놀랄 만큼 맛난 빵을 생각해 냈지요.柴田ケイコ | 황진희 옮김
《빵도둑》
위대한 과학자나 학자들은 악착같이 계속 논문을 발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의 설계 속에서 퍼즐 조각들이 합쳐질 때까지 기꺼이 기다리는 사람이다. 즉흥작업, 작곡, 집필, 발명, 발견의 결과는 즉각적으로 꽃필 수 있으나 그 바탕에는 자연이 정한 시간이 지나면 성숙해질 것이라 믿고 거름을 주며 준비한 세월이 있다.Stephen Nachmanovitch | 이상원 옮김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글쎄, 내가 독자들이 정말 이를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을까? 천만에, 독자들이 알아볼 리는 만무하다. 그들은 스위프트로 조판된 글을 읽으면서 칼새들이 지붕 위로 급강하하는 모습을 조금도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저 깊은 바닥에서 내가 가졌던 이런 생각들은 분명 어떤 역할을 한다. 칼레도니아로 조판된 글을 읽으며 마리오네트를 떠올리진 못하더라도, 이러한 디자이너의 열정과 의지가 글꼴에 반영되어 독자들에게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Gerard Unger | 최문경 옮김
《당신이 읽는 동안》
많은 사람이 자신은 노력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상대가 자신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이면 패배한다. 어느 정도의 노력으로는 의미가 없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험난한 사회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노력은 순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 아닌 끝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끝없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稲盛和夫 | 양준호 옮김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원점을 말하다》
그들의 행운과 모험, 그리고 적어도 각자가 한 번쯤은 경험할 기적같은 시간이, 저 북쪽 사막으로부터 올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불분명해지는 이 막막한 우연을 위해, 군인들은 인생의 전성기를 요새에서 소모하고 있었던 것이다.Dino Buzzati | 한리나 옮김
《타타르인의 사막》
현재는 혼란으로 보이는 것이 내일 새로운 질서로 관철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일은 자주 있었고 앞으로도 거듭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판단으로 질서가 없다고 생각되는 곳이라면 어디를 막론하고 그 부재를 밝혀내야 하는 책임에서 우리가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Rudolf Arnheim | 오용록 옮김
《엔트로피와 예술: 질서와 무질서에 관한 시론》
단순함과 우아함. 이것은 위대한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었고, 과학자들로 하여금 자연의 법칙을 탐구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위대한 예술작품이나 마음속에 담아둔 시구詩句처럼, 방정식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과 리듬을 갖고 있다.Michio Kaku | 박병철 옮김
《초공간》
아시아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것은 쌍을 이루는 것들이 단지 세계를 절반으로 나누는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편이 다른 한편을 감싸 안는다는 사실이다. 세계가 좌와 우로 이분되는 것이 아니라 좌와 우가 의식된 순간부터 하나가 되려는 역동적인 유동이 생겨난다.杉浦康平 | 송태욱 옮김
《형태의 탄생: 그림으로 보는 우주론》
모든 성공이 노력의 결실도 아니고, 모든 가난이 게으름의 결과도 아니다.Morgan Housel
《돈의 심리학》
For Duchamp, who valued his freedom so highly, the new conscription law passed by the legislature that spring came as an unpleasant surprise. Instead of three years' military service for a relatively few individuals who were selected by lot, the new law made all healthy young Frenchmen subject to a two-year enlistment—with the exception of doctors, lawyers, and some others who were engaged in what the inscrutable French state consid ered essential professions, and who could get off (as Gaston Duchamp had done because he was a law student) with serving only one year. One of these essential professions happened to be "art workers" (ouvriers d'art)—not artists, but printers, engravers, and other skilled technicians in what we would call the applied arts. Faced with the prospect of two years in uniform, Duchamp decided to become an ouvrier d'art. He cut short his paid-up classes at the Académie Julian and left Paris in May to go to work as an apprentice at the Imprimerie de la Vicomte, a well-established print shop in Rouen. Why Rouen? The main reason was that his parents had recently moved there.Calvin Tomkins
《Duchamp: A Biography》
어떻게 해야 떼돈을 벌 수 있을까? 도무지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하지만 그들이 보기에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은 제 몫을 잘 챙기며 날마다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 같았다. 예가 될 만한 사람들, 이들은 프랑스의 살아 있는 지성이자 정신의 영원한 증인으로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사려 깊으며 지혜로웠다. 적극적이고 건강미 넘치며 단호함과 겸손함을 지닌 이들은 정체된 채 늘 제자리걸음만 하며 성질이 급해 실패만 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표본이자 인내심의 거룩한 예였다.
부가 따르는 사람들의 성공담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었다. 사기꾼, 청렴한 기술자, 피도 눈물도 없는 고리대금업자들, 퇴고도 하지 않는 글쟁이들, 미지의 장소까지 샅샅이 찾아다니는 세계 여행자들, 엉터리 식당 주인, 교외 시장 조사자들, 낮은 목소리로 시시껄렁한 감상적인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 바람둥이들, 노다지를 찾는 사람들, 백만장자 양조업자들. 그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단순했다. 그들은 여전히 젊고, 인물이 좋았다. 눈빛에는 경험의 흔적이 어려 있고, 잿빛 관자놀이는 어려웠던 시절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들은 불타는 야심을 감춘 따뜻하고 열린 미소와 매혹적인 음성을 지녔다.Georges Perec | 김명숙 옮김
《사물들》
It was illustrated for me by a marvellous musician and a great teacher (Nico Ticciati) from whom I once had the privilege of some cello lessons. He said I should always try to form a mental picture of the whole arc of traverse of which the body, arm, and bow movement, were capable. When the bow then engaged a string briefly, for a short distance, to form a musical note — and given enough practice — the sound would come to be full and free and true. If on the other hand I approached with a picture or _Gestalt_ of just right size, and length of contact between bow and string, and therefore unconsciously aimed for that, the sound would be tight, thin, and restricted. He put it much better. The principle is worth dwelling upon in the imagination; it has many applications.Norman Potter
《What Is a Designer: Things, Places, Messages》
가와라는 심지어 우리 집을 방문할 때도 이 그림을 그렸다. 그가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나는 곁에 서서 지켜보았다. 그는 모든 걸 혼자서 다 했고, 뭔가 시대에 뒤처져 보이기도 했다. 캔버스를 다듬거나 상자를 자르는 일도, 캔버스의 밑 작업과 검은색 바탕칠도 모두 직접 했다. 정말이지 끔찍이도 완벽주의자였던 그는 밑그림 없이도 완벽히 자유롭게 작업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고도 정확하게 말이다. 이 작업은 회화이자, 동시에 완벽하게 사전 인쇄된 날짜처럼 보인다. 에다와 카스퍼처럼 가와라 역시 애연가라서 그가 어디서 일하든지 물감, 캔버스, 담배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이 냄새는 아직까지도 내가 좋아하는 냄새 중 하나인데, 나의 어린 시절 속 바로 그의 소호 작업실이나 프랑크푸르트의 우리 집 주방으로 되돌아가게끔 나를 자극했다. 그가 작업할 때 보이는 집중력과 여유에는 뭔가 모를 명상적인 것, 그리고 그것에서 나오는 기운과 그가 발산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고 그것은 결코 변함이 없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가와라가 시간의 흐름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Johann König | 이보영 옮김
《눈먼 갤러리스트》
At what point of a bedroom do you open a door? Why there and not elsewhere? Ah, you seem to have many solutions? You are right, there are many possible solutions and each gives a different arhitectural sensation. Ah, you realize that different solutions are the very basis of architecture? Depending on the way you enter a room, depending on the place of the door in the wall, you feel a certain sensation and the wall that you have pierced also takes on a very different character. You feel that there is architecture.Le Corbusier | Tr. Edith Schreiber-Aujame
《Precisions on the Present State of Architecture and City Planning》
버섯농장의 정원사들은 잎꾼개미 사회에서 가장 몸집이 작은 꼬마 일개미들이다. 그들은 농장 주변을 늘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은 물론 김매는 일, 수확해들이는 일 등 실제 농사일을 도맡아한다. 잎을 잘라 물어들이는 일에서부터 버섯을 기르고 수확하여 저장하는 과정까지 잎꾼개미들의 작업현장은 우리 인간사회의 현대식 제조공장에서나 볼 수 있는 조립 라인을 방불케 한다. 몸의 크기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각자 맡은 바 임무에만 몰두하는 잎꾼개미들이야말로 분업의 극치라 하겠다.최재천
《개미제국의 발견: 소설보다 재미있는 개미 이야기》
동물이 보이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지만 아무 목적이 없는 행동’을 정형 행동이라고 부른다. 돼지는 지능이 높고 지루한 걸 못 참는다. 동물학자들은 정형 행동이 사회성이 높거나 지능이 높은 동물이 고립되거나 외부 자극이 결핍된 환경에 감금되었을 때 나타나는 정신 장애에 의한 행동 장애라고 설명한다. 주로 동물원의 동물에게서 자주 발견되는데 공장식 축산 시설 속의 돼지에게도 이런 정형 행동을 발견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2003년 2월부터 회원국의 모든 돼지에게 의무적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공이나 천장에 매달아놓은 쇠사슬 같은 것)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One thing is clear: design supports a dizzying circuit of production and consumption. And in this political economy the old heroes of industrial culture—the author as producer, the artist as constructor, the architect as engineer—are displaced. ‘In this war,’ Koolhaas states in Junkspace, ‘graphic designers are the great turncoats’. Architects must become designers, it seems, or lose.Hal Foster 《Running Room》
뚜껑문으로 포대나 나무상자 혹은 종이상자에서 폐지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시든 꽃이나 포장지다발, 또는 유효기간이 지난 연극 티켓이나 팸플릿, 아이스바 껍질, 낙서로 뒤덮인 커다란 종잇장, 핏물 밴 정육점 종이, 예리한 필름 조각, 타자기 리본이 가득 든 바구니, 생일 꽃다발도 있다. 때론 누군가가 무게를 늘리려고 포석을 쑤셔넣은 신문지 뭉치가 지하실로 떨어져내리기도 한다. 못 쓰는 가위나 칼, 망치, 장도리, 정육점 칼도 있고, 커피 찌꺼기가 들러붙은 거무스레한 잔이나 시들 대로 시든 웨딩 부케, 멀쩡한 장례 화환이 끼어 있을 때도 있다. 나로 말하자면 삼십오 년째 이 모두를 내 압축기에 넣어 압축해왔다. 그것들은 한 주에 세 번씩 트럭에서 화물열차로 옮겨져 제지 공장으로 향한다. 그러면 그곳 인부들이 꾸러미를 묶은 철사를 잘라낸 뒤 내 작업물을 산과 알칼리 용액에 던져 넣는다. 걸핏하면 내 손을 베는 면도날도 녹여버리는 강력한 용액이다. 그런데 밀려드는 폐지 더미 속에서 희귀한 책의 등짝이 빛을 뿜어낼 때도 있다. 공장 지대를 흐르는 혼탁한 강물 속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물고기 같달까. 나는 부신 눈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렸다가 그 책을 건져 앞치마로 닦는다. 그런 다음 책을 펼쳐 글의 향기를 들이마신 뒤 첫 문장에 시선을 박고 호메로스풍의 예언을 읽듯 문장을 읽는다. 그러고 나서야 그 책을 상자 안의 내 값진 발견물들 사이에 넣어둔다.Bohumil Hrabal | 이창실 옮김
《너무 시끄러운 고독》
Solitary bees are creative architects that seem to exploit almost any available site or material for nesting. The vast majority of solitary bees nest underground, in burrows that can be as deep as 5 meters; others modify preexisting cavities by transporting nesting materials; some excavate nests in wood; and some build freestanding nests. Some solitary bees have chosen unconventional nesting substrates, like sandstone, termite nests, snail shells, or the edges of active volcanoes. The brood cells constructed by solitary bees are works of artistry and advanced engineering, and are constructed from diverse materials that range from readily available mud, resin, and leaves to more exotic materials, such as flower petals, floral oils, dung, plant fibers, and mammal hair.Bryan N. Danforth, Robert L. Minckley, John L. Neff
《The Solitary Bees: Biology, Evolution, Conservation》
나는 감독이 지닌 비전과 그라는 인간 자체가 조화로운 경우에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왜 하필 이 사람이 이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맡는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일을 수락하기 전에 감독과 이 프로젝트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대화합니다. 몇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후, 저는 산책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함께 산책을 하는 것은 서로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 새로운 통찰과 대화 주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그저 잡담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실제로 개별적 존재로서 서로가 어떤 사람들인지를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주고 받는 말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면 저는 감독의 톤을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감독의 비전을 스크린을 통해 전달하기 위해서는, 감독이 롱 숏보다 클로즈업을 더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것만큼이나 파랑보다 빨강을 선호하는지, 베토벤보다 모차르트를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를 편집할 때 저는 제 모든 것을 쏟아붓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의 비전과 개성을 이해하고, 그와 공감하면서 그의 영화를 저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무척 중요합니다.Niels Pagh Andersen | 조효진 옮김
《닐스 안데르센의 영화 편집 수업》
훌륭한 협업자는 다른 사람들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여 자신의 장점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그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훌륭한 협업자는 함께 일하는데 좋을 수도 있고 어렵게 만들 수도 있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자기인식을 가지고 있다.Daniel M. Brown | 장현순 옮김
《함께하는 디자인》
모두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Julie Zhuo | 김고명 옮김
《팀장의 탄생》
From the first I thought that to teach writing was to teach my students how to keep on reading until we all saw as clearly as we could what was driving the writer. What, we would ask of the manuscript, was the larger preoccupation here? the true experience? the real subject? Not that such questions could be answered, only that it seemed vital to me that they be asked. To approach the work in hand as any ordinary reader might was to learn not how to write but—more important by far—why one was writing. In these classes both I and my students discovered repeatedly that this was more than half the battle.Vivian Gornick
《The Situation and the Story》
역경은 분명 훌륭한 스승이지만 그 가르침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며, 종종 거기서 얻은 이득은 치른 대가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뒤늦은 교훈을 통해 이 모든 지혜를 획득하기도 전에, 그것을 이용할 적절한 시기가 지나가버린다.Jean-Jacques Rousseau | 문경자 옮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학위를 받은 다음날, 제드는 이제부터 정말로 혼자라는 걸 깨달았다. 지난 육 년간 그가 작업해온 사진들은 무려 만 천 장 이상에 이르렀다. 이 사진들을 저해상도의 JPEG 파일로 복사해놓고 TIFF 파일로 저장했더니 무게가 200그램이 넘는 웨스턴 디지털 640GB 하드디스크에 가뿐하게 담겼다. 그는 뷰카메라와 렌즈들(로덴스톡 아포 시로나 105밀리미터 F 5.6과 후지논 180밀리미터 F 5.6)을 조심조심 정돈한 후 나머지 물건들을 바라보았다. 노트북과 아이팟, 그리고 옷가지와 책들. 트렁크 두 개면 넉넉하게 해결될, 별것 아닌 것들이었다.Michel Houellebecq | 장소미 옮김
《지도와 영토》